1. 누룩이 이끄는 발효 방식의 시작막걸리 발효의 출발점은 곡물이 아니라 누룩이다. 누룩은 밀, 보리, 쌀 같은 곡물을 빚어 자연 상태에서 곰팡이와 효모, 세균이 자라도록 한 발효제다. 이 작은 덩어리 안에는 수십 종의 미생물이 공존하며, 술이 만들어질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한다. 누룩 속 곰팡이는 아밀라아제를 비롯한 효소를 생산하여 곡물 속 전분을 단당류로 분해한다. 효모는 이 단당류를 이용해 알코올을 생성하고, 동시에 탄산가스를 만들어 막걸리 특유의 부드러운 기포와 청량감을 형성한다. 여기에 젖산균이 더해져 잡균의 성장을 억제하고 상쾌한 산미를 불어넣는다. 결국 막걸리의 발효 방식은 곡물·누룩·미생물의 삼중주이며, 각각의 역할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하나의 술이 탄생한다. 누룩의 품질과 숙성 환경에 따라..